RESTful API vs GraphQL: 프로젝트에 맞는 API 설계 선택 가이드

1. API: 현대 애플리케이션의 대동맥

오늘날 대부분의 웹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이언트(프론트엔드)와 서버(백엔드)가 분리된 구조로 개발됩니다. 이 둘 사이의 원활한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규약이 바로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입니다. 오랫동안 API 설계의 사실상 표준(de facto standard)으로 군림해 온 것이 REST(Representational State Transfer) 아키텍처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REST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개발한 GraphQL이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 RESTful API: 자원의 표현과 표준화된 방식

REST는 모든 것을 '자원(Resource)'으로 정의하고, 각 자원에 고유한 식별자(URI/Endpoint)를 부여하여 접근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users/123은 123번 사용자를, /users/123/posts는 123번 사용자가 작성한 게시글 목록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자원에 대한 행위(CRUD)는 HTTP 메서드(GET, POST, PUT, DELETE)를 통해 명확하게 표현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매우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지만,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이 복잡해질수록 두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드러냅니다.

  • 오버페칭 (Over-fetching): 특정 엔드포인트가 클라이언트가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반환하는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 목록 화면에서 사용자의 이름만 필요한데 /users API가 각 사용자의 주소, 이메일, 가입일 등 모든 정보를 반환한다면 불필요한 네트워크 대역폭 낭비가 발생합니다.
  • 언더페칭 (Under-fetching): 원하는 데이터를 모두 얻기 위해 여러 번의 API 호출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게시글과 그 글을 쓴 사용자의 정보, 그리고 댓글 목록을 한 화면에 표시하려면 /posts/1, /users/123, /posts/1/comments 와 같이 여러 엔드포인트를 각각 호출해야 합니다. (N+1 문제)

3. GraphQL: 클라이언트 중심의 유연한 데이터 요청

GraphQL은 이러한 오버페칭과 언더페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API를 위한 쿼리 언어(Query Language)'입니다. GraphQL은 REST처럼 여러 개의 엔드포인트를 갖는 대신, 대부분 단 하나의 엔드포인트(보통 /graphql)를 사용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클라이언트가 필요한 데이터의 구조를 직접 쿼리(Query)로 작성하여 요청한다는 점입니다. 서버는 이 쿼리를 해석하여 정확히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데이터만을, 요청한 구조 그대로 반환합니다.

예를 들어, 게시글 제목과 작성자의 이름만 필요하다면 클라이언트는 다음과 같이 요청할 수 있습니다. { post(id: "1") { title, author { name } } } 서버는 이 요청에 따라 단 한 번의 통신으로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조합하여 응답합니다. 이로써 오버페칭과 언더페칭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또한, 모든 데이터는 강력한 타입 시스템(Schema Definition Language)에 의해 정의되므로 API의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4. 한눈에 비교: RESTful API vs. GraphQL

구분 RESTful API GraphQL
엔드포인트 다수의 엔드포인트 (/users, /posts 등) 단일 엔드포인트 (/graphql)
데이터 요청 주체 서버가 데이터 구조를 정의하고 제공 클라이언트가 필요한 데이터 구조를 쿼리로 정의
주요 문제점 오버페칭, 언더페칭 (N+1 문제) 복잡한 쿼리로 인한 서버 부하, 캐싱의 복잡성
캐싱 HTTP 캐싱을 통해 URL 기반으로 쉽게 구현 가능 단일 엔드포인트를 사용하므로 HTTP 캐싱이 어려움 (클라이언트 측 캐싱 라이브러리 필요)
학습 곡선 낮음 (HTTP에 대한 기본 지식만으로 시작 가능) 높음 (타입 시스템, 쿼리, 리졸버 등 새로운 개념 학습 필요)
적합한 사용 사례 자원 중심의 직관적인 API, 공개 API, HTTP 캐싱이 중요한 경우 다양한 클라이언트(웹, 모바일)의 요구사항이 빠르게 변하는 경우, 네트워크 효율이 중요한 경우

REST와 GraphQL은 서로를 대체하는 경쟁 기술이라기보다는, 각기 다른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서로 다른 도구로 이해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의 데이터 모델이 단순하고 안정적이며, 표준적인 HTTP 캐싱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싶다면 REST는 여전히 훌륭하고 검증된 선택입니다. 반면, 모바일 앱과 같이 다양한 클라이언트가 존재하고, 각 클라이언트의 데이터 요구사항이 복잡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이라면 GraphQL의 유연성은 개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줄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특성과 미래의 확장 가능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적인 아키텍처 설계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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