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버네티스 비용 폭탄 막는 법: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와 스팟 인스턴스 활용 전략
1. 보이지 않는 비용, 낭비되는 클러스터 자원
쿠버네티스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강력한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도구이지만, 그 유연성만큼이나 비용 관리의 복잡성을 동반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트래픽 피크 시간을 대비하여 클러스터의 노드(Node, 클라우드의 가상 서버) 수를 넉넉하게 설정해두는 '과잉 프로비저닝(Over-provisioning)'의 함정에 빠지곤 합니다. 그 결과, 트래픽이 적은 새벽 시간에는 수많은 노드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비싼 비용만 발생시키는 '유휴 자원'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이러한 비효율을 해결하고 클라우드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두 가지 핵심적인 기술이 바로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Cluster Autoscaler)와 스팟 인스턴스(Spot Instances)입니다.
2.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다: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CA)
많은 사람들이 HPA(Horizontal Pod Autoscaler)와 CA(Cluster Autoscaler)를 혼동합니다. HPA가 CPU나 메모리 사용량에 따라 'Pod의 개수'를 조절하는 스케일러라면,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는 Pod를 실행할 '노드의 개수' 자체를 조절하는 스케일러입니다.
- 스케일 아웃 (Scale-out):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는 실행될 노드가 부족하여 '보류(Pending)' 상태에 빠진 Pod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감시합니다. 만약 이런 Pod를 발견하면, 클라우드 제공업체(AWS, GCP 등)의 API를 호출하여 클러스터에 새로운 노드를 자동으로 추가하고 해당 Pod를 배치합니다.
- 스케일 인 (Scale-in): 반대로, 특정 노드의 사용률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져서 해당 노드에서 실행 중인 모든 Pod를 다른 노드로 옮겨도 문제가 없는 상태가 되면,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는 해당 노드를 클러스터에서 안전하게 제거하여 비용을 절감합니다.
CA를 통해 클러스터는 실제 워크로드의 수요에 맞춰 필요한 만큼의 노드만 유지하게 되므로, 유휴 자원으로 인한 비용 낭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3. 최대 90% 할인된 가격: 스팟 인스턴스(Spot Instances)
스팟 인스턴스는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사용하지 않고 남는 컴퓨팅 용량을 일반적인 온디맨드(On-Demand) 인스턴스 가격 대비 최대 90%까지 매우 저렴하게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AWS에서는 Spot Instances, GCP에서는 Spot VMs, Azure에서는 Spot Virtual Machines)
하지만 이 저렴한 가격에는 한 가지 큰 제약 조건이 따릅니다. 바로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해당 자원이 필요해지면 언제든지 회수(Reclaim)해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보통 2분 정도의 짧은 사전 통보 후 인스턴스가 종료되므로, 중단되면 안 되는 데이터베이스나 중요한 상태를 가진 애플리케이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4. 비용 최적화의 완성: CA와 스팟 인스턴스의 조합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와 스팟 인스턴스는 각각의 단점을 서로 보완하며 함께 사용될 때 비용 최적화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전략은 여러 유형의 노드 그룹(Node Group)을 구성하고, CA가 이를 지능적으로 활용하도록 설정하는 것입니다.
- 안정적인 온디맨드 그룹: 쿠버네티스 시스템 자체에 필수적인 Pod(CoreDNS, CNI 플러그인 등)나 절대 중단되면 안 되는 소수의 워크로드를 위해, 작고 고정된 크기의 온디맨드 노드 그룹을 하나 운영합니다.
- 다양한 스팟 그룹: 애플리케이션 워크로드를 실행할 주력 그룹으로, 여러 종류의 인스턴스 타입으로 구성된 다수의 스팟 노드 그룹을 생성합니다.
- CA의 확장 우선순위 설정: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가 노드를 추가할 때, 가장 저렴한 스팟 인스턴스 그룹부터 사용하도록 우선순위를 설정합니다. 만약 특정 스팟 인스턴스 타입의 재고가 부족하여 사용할 수 없다면, CA는 차선책으로 다른 타입의 스팟 그룹이나, 최후의 수단으로 온디맨드 그룹을 확장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평소에는 대부분의 워크로드가 매우 저렴한 스팟 인스턴스에서 실행됩니다. 특정 스팟 인스턴스가 회수되더라도, 쿠버네티스는 해당 노드에서 실행되던 Pod들을 다른 가용한 노드(다른 스팟 노드 또는 온디맨드 노드)로 자동으로 재스케줄링해주므로 서비스의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5. 쿠버네티스 비용 최적화 전략 비교
| 전략 | 핵심 개념 | 비용 절감 효과 | 안정성 / 복잡성 |
|---|---|---|---|
| 고정된 온디맨드 클러스터 | 피크 타임 기준, 고정된 수의 온디맨드 노드 운영 | 낮음 (유휴 자원 많음) | 높음 / 낮음 |
| CA + 온디맨드 | 워크로드에 따라 온디맨드 노드 수를 동적으로 조절 | 중간 (유휴 자원 제거) | 높음 / 중간 |
| 고정된 스팟 클러스터 | 고정된 수의 스팟 노드만으로 클러스터 운영 | 높음 (가격 저렴) | 낮음 (인스턴스 회수 시 위험) / 중간 |
| CA + 스팟 + 온디맨드 (혼합) | 스팟 인스턴스를 우선 사용하도록 CA를 설정하고, 온디맨드를 예비로 활용 | 매우 높음 | 높음 / 높음 |
쿠버네티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히 기술을 잘 사용하는 것을 넘어, 비즈니스 목표에 맞게 비용을 통제하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클러스터 오토스케일러를 통해 자원의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고, 스팟 인스턴스를 통해 공급 비용 자체를 낮추는 전략을 함께 구사한다면, 기업은 클라우드 비용에 대한 걱정 없이 쿠버네티스가 제공하는 기술적 혁신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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